부모의 외도(불륜)이 자녀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 (feat.나비효과)

이번 포스팅의 주제는 배우자의 외도로 아이가 걱정되는 분들이 꼭 정독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에 글을 쓴다.

요즘처럼 외도와 불륜 천국인 시대에 아이들은 꼭 보호해서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하기에 진짜 경험을 담아 쓸 글이기 때문이다.

 

나는 신혼이라 아이가 없고, 이번 이야기는 내 어린시절의 이야기가 되겠다.

그렇다...우리 친정아빠는 외도를 수도 없이 하셨다.

내 기억속에서는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내 동생이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부모님이 외도로 끊임없이 싸웠던 기억이 있다. 이러한 부모의 외도문제가 자녀들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 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1. 아이의 존재감에 영향을 미치게 됨.

 나에게 부모님이 직접적으로 외도에 관해서 말하지는 않으셨다. 그러나 부모님의 싸움 소리, 그 내용 속에서 아이들도 그 원인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도 어느정도 이해한다. 아빠가 엄마 말고 다른 아줌마를 좋아한다 이런 선까지) 

 오랜 기억이라 자세한 사항까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나는 그 상황 속에서 내가 온전하게 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공포감에 사로잡혔다. 엄마, 아빠가 사라지면 나는 어떻게 하지? 나를 버리면 어떻게 하지? 등에 대한 공포감과 불안감이 마음속에 자리잡게 된다.

 이런 감정들이 한 순간이라면 모르겠지만 나의 경우 아빠의 외도가 계속 지속되었기에 내 존재와 생존에 대한 공포감과 불안감이 마음속 한 구석에 자리잡고, 그 감정이 인생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2. 부부싸움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상처를 아이들에게 풀 경우, 이는 대물림된다.

 어린시절 우리집은 외도로 인해서 아빠는 외도상대만 안중에 있을 뿐, 가정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하지만 다행히 월급은 잘 가져다 줬는지 내가 학교에 다니거나, 학원에 다니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문제는 외도로 인해 엄마가 받은 상처가 고스란히 나와 동생에게 전해졌다는 것이다. 자녀들에게 너희 아빠는 바람피는 쓰레기야! 라고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으셨지만, 일상 속 생활에서 사소한 잘못에도 남들보다 몇배로 크게 혼나고, 엄마의 부정감정을 처리하는 감정 쓰레기통이 되었다. 결국 아빠의 무관심과 외도에서 비롯된 엄마의 상처 표현이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부모의 싸움으로 안그래도 불안하고 공포에 휩쌓인 내면 상태를 가지고 있는 상황인데, 엄마의 상처까지 받아내는 환경에 처해지게 되는 것이다. 겉으로는 학교가고, 학원가고 평범하게 생활하는 아이처럼 보이겠지만, 내면에는서는 공포감과 의문이 드는 나의 존재감, 엄마의 감정받이가 되어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힘든 내면의 상황이 된다.

 

결국, 외도가 지속되는 가정에서는, 아이들에게 지속적인 상처와 인생의 기초가 되는 시기에 트라우마를 남겨서, 자존감와 존재가치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3-1. 외도 가정의 상처를 가지고 성인이 된 경우 결과

인생 전반의 기초가 되는 어린시절부터 존재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감을 가지고 성인이 되면, 지속해서 나를 케어해주고 위로해줄 것만 같은 사람을 찾기 시작한다. 나의 경우, 나는 내가 만나온 남자친구들에게 나를 안정시켜주고 위로해주기를 원했던 것 같다. 그래서 누구나 나에게 사소한 관심만 보여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에 이르게 된다.

 

특히, 남자들 중에 진지하고 천천히 다가오는 사람보다, 나에게 확 관심을 끌고 여자를 잘 다룰 줄아는 남자들과 관계를 맺어왔던 것도 어린 시절부터 내 맘속에 가져온 결핍 때문이었다. 상처과 결핍을 가진 여자들의 마음은 쉽게 움직인다는 것을 그들은 본능적으로 혹은 경험을 통해서 잘 안다. 그 결과 나는 나를 안정시켜주고 위로해줄 남자를 만났다기보단 내 결핍과 상처를 움직일 줄 아는 남자들에게 빠지게 됨으로 더 많은 상처를 가지게 되고 심지어 범죄에 노출되는 상황도 겪었다.

 

그 후 계속 더 커진 상처과 결핍을 가진 채 결혼까지 하게 되고, 남편의 외도를 겪게된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말했지만 남편의 외도는 그 스스로가 마음에 문제를 가지고 사건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마음에 문제와 결핍이 있는 사람들이 서로 알아보고 만나는 것이다.)

결국, 부모의 문제는 자녀의 문제로까지 확대된다. 문제의 나비효과라고 하면 딱이다.

 

3-2. 외도 가정의 상처를 가지고 성인이 된 경우 결과

또 다른 케이스는 내 동생의 케이스이다. 내 동생은 나와 같은 문제와 트라우마를 다른 방식으로 발현시켰다. 나이가 서른이 다 되도록 남자를 단 한명도 사귀지 않은 것이다. 나는 결혼 하기 전까지 내내 남자친구가 없었던 적이 없었다.(왜? 나는 나 위로해줄 사람을 막 찾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그에 비해 내 동생의 경우, 부모님의 외도로 겪은 내면에 결핍과 상처를 꽁꽁 가둔채 겉으로 평생 표현하지 않았다. 마치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그러나 누구나의 삶이 그렇듯 인생에서 위기에 봉착하게 되는 시기가 오는데, 동생도 그런 시기에서 모든 문제가 터져버린다. 결국 모든 상처와 결핍이 한번에 터져 중증 우울증이 왔고, 그로 인해 가족들의 걱정을 끼칠만한 중대한 사건들도 터졌고, 병원에도 몇차례 입원했으며, 현재도 지속적인 성인 상담을 받고 있는 중이다.

 

내 삶이 아니라 타인의 삶이기에, 많은 것을 알 수도 없고 말할 수 조차 없지만, 부모의 외도 문제가 자녀의 인생에 끼치는 결과는 이렇게 자녀에게 인생에 더 큰 문제가 만들어진다.

 

3-3. 그럼 외도 가정의 자녀들은 다 문제가 있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외도(불륜)도 중독장애 증세의 질환이라는 것을 알면 부모가 그에 알맞게 자녀를 케어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시절 내 주변에 불륜(관계중독)이 아니라 알콜 중독자의 가정도 살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우리 집이 딸 둘이듯, 그 집도 딸 둘이었다.) 그 집 아빠의 알콜 중독은 너무 심해서 가정을 위해 생활비를 벌어 올 수도 없었고, 주변 이웃과 온 가족이 심각성을 다 아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주변 이웃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또한 알콜중독자의 배우자 분은 성당에 신실하게 다니는 분이셨는데, 그 성당에서 무료로 아이들의 심리 상담을 봐주시는 분을 만나 지속적으로 케어를 받았고, 성인이 된 지금까지 미술치료, 심리치료 등 다양한 지원을 받고 계신다. 지금은 다들 어엿한 한 가정의 엄마가 되셨고, 누구보다 잘 살고 계신다. (애들도 반듯하게 잘 자라는 중)

 

반면에 우리 집은 정말 폐쇄적으로 우리 가족만 아빠의 외도 문제를 알았고,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않았다. 심리상담이나 이런건 있는 줄도 몰랐고, 나와 동생만 불안한 가정속에서 불안하지 않을 척 살아야 했다. 주변은 아무도 몰랐다.

 

 이렇게 보면, 아무리 외도 가정, 중독자의 가정이라고 해도, 부모와 주변의 관심과 올바른 방식으로 결핍을 채워주면 올바르게 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 그럼 다 부모님 탓이라고 말하는 것인가?

모두 다 부모님 탓이라고 할 수 없다. 부모님은 부모님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오신 것 뿐이다. 다만 그 과정속에서 대처방법을 몰랐을 뿐이다. 이 문제는 성인이 된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결핍 문제이고, 부모님 탓이 아닌 내가 내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나의 문제일 뿐인 것이다.

 

더해서 앞으로 성인이 될 아이들이 아무리 외도가정에서 자라난다고 해도, 나와 같은 결핍과 문제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이들에게 인생에 해결해야 할 문제를 부모가 던져줄 수는 없지 않은가? 아는 것이 힘이다.) 또한 불륜을 저지르는 불륜자들도 스스로가 본인과 타인의 인생 전반에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고 큰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지 깨닫고, 얼른 행위를 멈추고 치료를 받던지 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든다. 당신의 행위는 로맨스가 아닌 범죄다.